데이저스트.
줄여서 데젓이라 불리는 이 시계는, 어릴적부터 어른들의 손목을 수놓아오던 이른바 '어른들의 상징'이자 '그들만의 취향'이며 '중장년의 심볼'이어왔습니다.
그도 그럴게 베젤은 빛을 받으면 너무 과도하게 반짝거리며,
다이얼에 다이아가 박히거나 여기저기 금이라도 올라가면
탑골행 급행열차를 탄 할아버지같으며,
요즘 아이들 말로 '라떼는 말이야'를 부르짓는 꼰대같은 깐깐함을 모두 때려넣은 모양새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.
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이 시계는 어느덧 내 손목위에 올라가있습니다.
정수리가 후퇴하며 여기저기 흰머리가 막 나기시작하는걸 알기라도 하듯이
이 시계는 어김없이 중년을 향해 달려가는 내 손목 위를 마치 양달을 탐하는 고양이처럼 자리잡습니다.
그것은 아마 나의 취향이 그만큼 영글었기 때문일 것이며,
젠이 아니라서 다이아가 아닌 저 이름모를 스톤처럼,
빛이 나긴 하지만 아직 더 훌륭하게 가꿔야할 나의 미완성된 삶을 반영하는것 같으시면 남일사에서 천연다이아로 스왑하면 됩니다.
-끗-